오늘하루를 보낸 일기
천보/강윤오
느긋한 휴일 아침이지만
오늘 하루를 뛰어다니기 위해 숨쉬기 운동을 한다
첫 번째 만남을 위해
집을 나서 버스를 타고 가
소꿉친구들과 반갑게 만나
낮 술을 마셔대며 잠시 떠들어야만
시간이 흘러가겠지
두 번째 뛰어가야만 하는 시간을 바라보며
슬그머니 술자리에서 일어나
낮 술에 붉어진 얼굴로
버스를 타고 가면 취한 술이 깨어난다
역시 반가운 만남에 술잔을 부딪치며
나도 장단을 맞추어 준다
장단을 맞추지 않으면
오늘 하루가 흐르지 않는다
세 번째 만남을 위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세 번째 만남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얼큰히 오른 취기에 집에 들어갈 시간
향긋한 술 냄새 솔솔 풍기면서
집을 향하는 버스에 올라 눈을 감았다 떠 보니
집 앞에서 내린다
벌써 오늘 하루가 끝나는
어둑어둑 해 지는 시간이다
술 독에서 무사히 빠져나와
집으로 들어왔다
2017,12,3, kang youn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