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피서
천보/강윤오
산새 지저귀는 깊고 깊은
서늘한 계곡에 들어서니
시원한 바람
내 몸을 감싸 안고
높은 절벽에서
물안개 자욱하게 날리며
폭포수 떨어지는 소리 앙칼지게 들리며
떨어진 물기둥
맴돌고 있는 깊은 웅덩이에
첨벙 뛰어들어 볼까
폭염에 뜨겁게 달구어진
이 한 몸
엄동설한 칼바람 불어오고
눈보라 몰아치는
높은 산 봉우리 위에서
덜덜덜 떨고 있던
그 모습이 그리워지는
뜨거운 여름날
더위에 익은 몸
칼바위 능선 지키고 있는
노송 그늘에 덜렁 주저앉아
살며시 눈을 감으니
온몸에 맺혀 있던
뜨겁게 달구어진 땀방울이
구슬 알처럼
차갑게 얼어붙는다,
2018,7,5,kang youn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