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산에서
천보/강윤오
처음 만나는
가리산 깊은 산속에 들어서니
오지 않았으면 만날 수 없었고
볼 수 없었던
백 년 천 년의
가리산만의 새로운 모습이
나를 반겨주고 있네
산기슭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내 가슴에 흐르는 땀방울을 훔쳐주고
계곡에서 흐르는 시원한 물속에
뜨거운 내 마음도 첨벙 담가버렸네
여기저기서 시끄럽게 울고 있는
매미의 울음소리
엄마를 찾아 울고
아빠를 찾아 울고
길을 잃고
집을 잃어 울고 있는날에
가리산만이 품고 있는 아름다운 비경에
푹 빠저 있었던 하루였네,
2019,9,1,kang 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