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달빛
천보/강윤오
홀아비 달콤한 새벽 단 잠에
빠져버리려는데
창틈 밖에서 기웃거리는 초생 달빛
어두운 새벽하늘
부끄러워 쭈삣 거리며
내 집 창문 염탐하지 말고
살며시 문 열고 들어오면 되는 것을
누워 있는 이 몸 한 손으로
창문 밀어 열리니
수줍은 붉은 둥근달 빛 미소 지으며
누워 있는 내 얼굴에 안겨버린다
괜찮아
나도 어젯밤 늦도록 술 퍼 마시고
새벽녘 이제서 집에 들어와 누워 있으니
미안해할 것 없어
새벽 밤하늘 찬 공기에 떨다가
훈훈한
내 가슴에 덥석 안겨버리는
포근한 둥근달 빛
꼭 껴안고서 눈을 붙이면
아침 햇살 찾아오는 시간이 되면
떠난다는 소리 없이
달빛 바쁘게 사라지고
동녘에서
영문도 모르는 붉은 아침 햇살 떠 올라
달빛 다녀간 창밖 에서
너도 나를
창틈으로 기웃거리고 있겠지,
2020,5,15,kang 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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