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덕산을 오르면서
천보/강윤오
누가 가라고 했나
누가 오라고 했나
왜 하필이면 우리들 산에 오르는날
寒派(한파)까지 따라나서는가
하얀 눈 두둑이 덮인 白德山(백덕산)을
두툼한 배낭 걸머지고
힘들게 산을 오르고 있네
누가 산에 가라고 했나
누가 산에 오라고 했나
全身(전신)에 흐른 땀방울이 얼어붙어
고드름 주렁주렁 달고서
모두들 말없이 산 정상을 향해서 오르고 있네
힘들게 정상 올라서니
동서남북 하얀 세상
정상에 올라서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아름다운 雪景(설경)이네
달그랑 외롭게 박혀 있는
정상석 앞에 서서
愛人(애인)과 기념촬영이라도 하듯
너도 나도 멋진 사진 찍을라고
힘들게 올라섰다네
너는 여름이면
마음좋은 시원한 바람이었는데
너는 매서운 겨울바람이니
차갑고 따가운 칼바람이 윙윙거리며
下山(하산)을 재촉하는구나
몇 시간을 버스 타고 와
몇 시간을 헉헉대고 정상에 올라서 보니
이제는 오를 길 더 없어
힘들게 오른 길
다시 내려가야만 하는
일만 남았네
이 추운 겨울날에
누가 산에를 가라고 했나
누가 산에를 오라고 했나
그래도
산에를 가는자만이
산에를 오는자만이
산에서 느끼는 기분은
그게 아닐쎄 ~~~
2018,2,5,kang youn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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