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한 마리
천보/강윤오
어렸을 때에는 눈이 내리면
함박눈 흠뻑 맞으며
눈사람 만들며 좋아했고
손이 시리면
따뜻한 안방에 뛰어 들어와
화롯불 앞에 앉아
손 녹이던 생각이 난다
함박눈 흠뻑 맞으며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앉아
먼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
까치 한 마리는
엄마를 기다리고 있을까
친구를 기다리고 있을까
나는 추워서 지금 화롯불 앞에
앉아있는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저 까치도
나처럼
화롯불 앞에 앉아있을 수 있는
따뜻한 집이 있을까 모르겠네,
2019,12,19,kang 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