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천보/강윤오
남녀 노소
우리 서로 모르는 사이지만
깊숙한 땅속에 함께 들어가
어디론가 달리고 있는 지하철 안에
묵묵히 앉고 서서
어둠 속의 차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함께 앉고 서서 명상에 잠겼던 사람들
우르르 내린다
함께 앉고 서서 명상에 잠길 사람들
우르르 승차하여
아무 말 없이 명상에 들어간다
당신들은
당신의 깊은 명상에 잠겨 있고
나는
나의 깊은 명상에 잠겨 있는 동안
지하철은
두더지처럼 어두운 땅속을
잘도 달려가고 있다,
2019,1,19,kang youn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