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잃은 새해
천보/강윤오
지난 한 해에 아쉬웠고 원망했던
많은 일들이 떠나가 버렸습니다
여름날이면 가뭄과 장맛비에
고통을 주었고
가을이면 태풍으로
많은 사람들을 울리고 고통을 주고
떠나갔던 한 해였습니다
지나가버린 한 해를 생각하며 맞은
경자년 새해가 밝아온 지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새내기 낮 서툰 한 해가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겨울 이건만 여름 장맛비가 내리고
엄동설한 이건만
봄날의 개나리꽃 진달래꽃들이
피어 있으니
엊그제 찾아온 경자년도
서투른 계절로 한 해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겨울눈 수북이 내려있어야만 하는
눈 축제를 준비하느라
일 년 동안 고생해 온 사람들
여기저기서
올 겨울 얼음 꽁꽁 얼어있어야 할
얼음축제를 준비하느라
일 년 동안 고생해 온 사람들
계절 잃어버리고 찾아온
따뜻한 봄날 같은 이 겨울날에
힘 없이 주저 않아버린 안타까움이
어찌 그들만의 일 들이겠습니까
설 명절 연휴에
고향 찾아 내려가고
고향 찾아 올라오는 많은 사람들
설 명절 연휴를 끝내고
고향을 등지고 내려가고
고향을 등지고 올라오는 많은 사람들
마음들이 어떠할지 모르겠습니다
경자년 새해야
올 한 해에는
모두가 실망하지 않는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구나,
2020,1,24,kang 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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