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신
천보/강윤오
장맛비 개인 날의 휴일 아침
어린 산새들 엄마품 막 벗어나
놀이터 나온 듯
한 무리 떼 지어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나뭇가지 요리조리 뛰어 나르며
재잘 재잘 재잘
귀여운 어린 산새들
유치원 어린 아기들 소풍 나온 모습이네
때 이른 쓰르람 매미
건너편 높은 나뭇가지에 붙어 무슨 슬픈 사연이 있길래
구슬프게 들려오는 울음소리
쓰르람 쓰르람 쓰르람
슬픈 사연 궁금해 다가서니
울음을 뚝 그쳐 버린다
건너편 산등성에서는
뻑국새 어린 아기 데리고 나와
높은 나뭇가지 옮겨 나르며
노래 연습시키네
뻑국 뻑국 뻑국
굵직한 엄마 목소리 뻑국새 선창 따라서
갸날픈 아기 뻑국새 서투른 노랫소리
분명 세상 살아가는 법
교육시키는 시간일 것이다
너희들만의 세상
이 좋은 흥복산 깊은 산중에도
조용한 날 없이 시끌벅적 하지만
사람들은
너희들이 살아가는 이런 세상이
부럽고 그리워서
지금 이 산중에 들어서고 있다
칠월의 첫 휴일
이 더운 여름날 오늘도
시원한 바람 나오는 우리 집에서
마음 편히 쉬지 못하고
봇짐 챙겨 등에 둘러메고
이 산중에서 너희들과
하루 종일 어울리고 싶어
오늘 이 산중을 오르고 있다
긴 세월을 인간을 괴롭히는 괴질 코로나가
온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고 있으니
이런 무서운 전쟁에
너 무찔러 버릴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부끄럽고 창피하지만
이렇게 깊은 산속에 도망 나와
너희들 곁에서 함께하며
피신하는 방법이 좋을 것 같아서
해 서쪽하늘로 기울어질 때면
코로나 모르게 살며시 이 산중을 하산 하리,
2020,7,6,kang 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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