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등
천보/강윤오
지금도 옛 날 같은 줄 알았다
엊그제까지
산과 들판을 노루처럼 뛰어서 다니고
벌과 나비들처럼
펄펄 나라 다닐 때가
엊그제였는데
며칠 사이에 이 몸에
빨강 경고 신호가 한 개 두 개 껌뻑거린다
한 개는 속도위반
한 개는 엔진 고장이네
경고등 번쩍이는 이제야
이 몸에 산과 들판을
뛰어다니고 나라 다니는
흑염소 보양 먹였으니
이 몸 고장이나 껌뻑거리는 빨강 경고등
슬며시 꺼져버려야
걱정 없이 뛰어다니고
나라 다닐 텐데,
2020,6,29,kang y,o